리스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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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꽃무늬와 함께적은 글 2020. 6. 28. 20:35
숙소에 대충 짐을 풀고 길을 나섰다. 리스본은 포르투보다 약간 더 더웠다. 오십 걸음도 가지 않아 문을 활짝 열어젖힌 한 가게 앞 걸려있는 화려한 무늬의 셔츠들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갔다. 서퍼들을 위한 각종 도구, 굿즈, 의류를 파는 편집숍이자 포케를 서빙하는 카페였다. 어둑한 조명 아래 알록달록한 원색의 소품과 옷이 진열되어 있었다. 여자 친구인지 부인인지 딸인지 모르겠는 누군가의 선물을 고르느라 애를 쓰는 한 중년의 남자 뒤로 걸려있는 옷이 눈에 들어왔다.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검은색이 섞인 꽃무늬가 지나치게 화려하고 어깨 라인과 조그마한 단추의 모양이 복고풍인 셔츠였다. TPO에 따라 굉장히 달라질 옷이다. 해변에서 입으면 원색의 서퍼가, 을지로에서 입으면 촌스러움을 아이러니하게 소화하는 힙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