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안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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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미 감독이 학교와 아웃사이더를 그려내는 법: <비밀은 없다> <미쓰홍당무>적은 글/보고 적은 글 2020. 12. 31. 21:06
보이지 않았던 세계 에는 세 겹의 세계가 있다. 가장 겉면에 위치하여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바로 종찬으로 대표되는 경상도 정치인들의 세계다. 뉴스와 각종 작품에서 자주 만났던 이 세계는 가장 현실적으로 그려지며 뒤에 나올 두 세계와 대조되는 ‘리얼리티의 세계’다. 민진이 실종되면서 이 세계에 포함되어 있던 연홍의 세계가 갈라져 나온다. 잘 나가는 아나운서이자 신예 정치인의 살뜰하고 야무진 부인으로 잘 섞여 들어 보이던 허상이 벗겨지고 고립된 이방인으로서의 연홍이 정체성이 드러나면서 그만의 ‘혼돈의 세계’를 구축한다. 혼돈의 세계는 연홍의 혼란스러운 상태를 일컫는 동시에 그 세계의 불완전함을 뜻한다. 혼돈의 세계는 콘트라스트를 높여 보이지 않던 흠과 굴곡까지 모두 드러난 이미지와 같이 보인다. 연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