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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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제를 가는 마음적은 글 2021. 10. 6. 16:42
영화를 좋아하는 일은, 실은 그리 쉽지 않다. (다른 류의 공연, 혹은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 듣는다면 비웃겠지만 말이다) 두 시간 남짓 하나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은 꽤 많은 에너지를 요한다. (스트리밍 시대, 숏폼 콘텐츠가 유행하는 시대에 영화는 왜 점점 더 길어지는지) 예능, 유튜브, 드라마는 밥을 먹거나 소일거리를 하며 느슨하게 대할 수 있지만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밥을 먹으면서 보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가벼운 코미디, 킬링 타임용 액션 영화라면 팝콘이나 감자칩 정도는 허용이다. 하지만, 예를 들어 같은, 적막해서 더더욱 사운드가 중요한 영화를 보며 스스로가 과자를 씹는 소리를 듣는 것은 끔찍하다. 같이 한 순간의 미장센도 놓칠 수 없는데 자막이 없이는 스토리를 따라가기도 어려운 영화에서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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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병과 3 킬로그램, 티벳 여행기.적은 글 2020. 4. 13. 23:47
2018년 여름, 티벳 여행을 다녀왔다. 하늘과 가장 가깝다는 영적 지역에서 나는 내 몸뚱이의 무게를 여실히 느끼는 가장 육체적인 체험을 하고 왔다. 약간은 고생스러운 여행을 마다하지 않는 친구 둘, 그리고 나까지 셋이서 여행을 계획했다. 나는 영화 을 좋아해서, Y는 팟캐스트 에서 티벳 소개를 듣고, N은 에베레스트를 카메라에 담고 싶어서, 우리는 각자 다른 이유로 티벳에 가고 싶었고 동시에 모두가 같은 이유로 여행을 두려워했다. 이유는 고산병. 고산병은 고지대에 가야만 걸린다는 확실한 원인이 있지만 사람마다 증상과 강도가 다르게 나타나서 병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과 가설이 난무했다. 비아그라를 먹으면 괜찮다는 조언(처방받을 수 있는 고산병 예방약은 따로 있다), 평소에 안 좋은 부분에 증상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