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
숲 속의 피리 부는 이들, 필립 K. 딕, Piper in the Woods, Philip K. Dick, 1953옮긴 글/숲 속의 피리 부는 이들, 필립 K. 딕 2019. 4. 18. 18:35
원문링크: http://www.gutenberg.org/files/32832/32832-h/32832-h.htm “그러니까, 웨스터버그 하사관, 본인이 왜 식물이라고 생각하죠?” 헨리 해리스 박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말하며 책상 위에 놓인 카드를 힐끗 보았다. 기지의 지휘관 콕스의 묵직한 글씨체로 휘갈긴 내용은: 선생님, 이 친구가 제가 얘기한 친구입니다. 진료해서 대체 왜 이런 망상을 하는지 알아내 주세요. 그는 Y-3 혹성의 새로운 점검용 정거장의 수비대에서 왔는데, 거기서 문제가 발생하면 안 되거든요. 특히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로! 해리스는 카드를 밀어놓고 책상 맞은편에 앉은 젊은이를 올려다보았다. 청년은 불편해 보였고 해리스가 물은 질문을 피하는 것 같았다. 해리스는 인상을 찌푸렸..
-
마법의 봉봉, 라이먼 프랭크 바움, The Magic Bon Bons, Lyman Frank Baum, 1901옮긴 글/마법의 봉봉, 라이먼 프랭크 바움 2017. 7. 18. 16:39
*원문링크: https://www.gutenberg.org/files/4357/4357-h/4357-h.htm#bonbons 보스턴에 도스 박사라는 지긋한 나이의 이치 밝은 화학자가 있었는데, 부업으로 마법을 부리는 일도 했다. 클래리벨 서즈라는 이름의 젊은 여자도 보스턴에 살고 있었는데, 많은 부에 비해 적은 재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오르고자 하는 강한 욕망을 가진 사람이었다. 클래리벨은 도스 박사를 찾아가 말했다. “저는 노래나 춤을 못해요. 시 낭송이나 피아노 연주에도 재능이 없고요. 곡예나 높이 뛰기, 높이 차기도 할 줄 몰라요. 하지만 저는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방법이 없을까요?” “그런 능력을 얻기 위해 돈을 낼 의향도 있습니까?” 이치 밝은 화학자가 물었다. “물론이죠.” 클래리벨은..
-
품위 있는 사람들, 헨리 버너, The Nice People, Henry Cuyler Bunner, 1890옮긴 글/품위 있는 사람들, 헨리 버너 2017. 6. 1. 17:51
*원문 링크: http://www.classicreader.com/book/2895/1/ “뭐 품위 있는 사람들이긴 하네.” 나는 아내의 말에 동의하며, 내 말투가 ‘품위’ 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의식했다. “애 셋도 남들보다 훨씬 잘 키웠겠어” “애 둘” 아내가 내 말을 정정했다. “남편이 셋이라고 했어.” “부인은 둘이라고 했어, 여보” “셋이랬는데.” “그 새 잊어버린 거지. 부인이 분명히 둘이라고 했어, 아들 하나 딸 하나.” “음, 나는 그런 자세한 얘기까지는 안 했는데.” “그러니까 여보, 그분 말을 잘 못 알아들은 거겠지. 애 둘.” “그런가 보다.” 나는 속으로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대답했다. 근시들이 멀리 얼굴이 안 보이는 사람을 알아보는 방안을 강구해내듯, 기억력이 안 좋으면 집중해서 ..
-
과수원의 철학자, 안소니 호프, The Philosopher in the Orchard, Anthony Hope옮긴 글/과수원의 철학자, 안소니 호프 2016. 11. 6. 20:40
*원문 링크: http://www.online-literature.com/anthony-hope/3874/ *소설이 쓰인 정확한 연도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안소니 호프는 Sir Anthony Hope Hawkes의 필명으로 1863년에 출생해 1933년에 사망하였습니다. 따뜻하고 온화한, 기분 좋은 날이었다. 과수원 너머로 햇살이 드넓게 비추었고 그늘 밑은 선선했다. 옅은 바람이 불어와 철학자가 기대앉은 나이 든 사과나무 가지를 흔들었다. 철학자는 이러한 것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바람이 무릎 위 두꺼운 책의 페이지를 넘겨버려서 읽던 곳을 다시 찾을 때나 비로소 날씨 따위를 알아챌 것이다. 그러면 바람에 대고 항의하며, 페이지를 찾을 때까지 훑다가 다시 글에 몰입할 것이다. 책은 존재론에 관한 논문으로..